여행 세번째 날은 가장 기대를 많이한 날이었습니다.
하지만 가장 크게 실망한 날이기도 했구요..
닛코로 떠나기 전 날 밤, 신오쿠보에서 일본인 친구를 만나서 닛코로 간다는 얘길 했더니
정말 제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의아한 얼굴로 거길 뭐하러가? 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.
경치가 너무 아름답다고 해서 간다고 했더니..
그 친구는
「山、ばかり!」あと華厳の滝しか。100%失望!
-> 산 밖에 없어, 뭐 게곤폭포 하나 정도? 100퍼센트 실망할 껄? ㅋㅋ
-_- 이런 젠장 , 여행 가기도 전에 찬 물을 끼얹는 구나..
절대 아닐거야라고 생각하며 출발했는데..
날이 더웠던 탓도 있겠지만, 정말 게곤폭포나 추젠지 호수를 빼면 도대체 왜 여기가 강추의 장소인지 모르겠더군요.
아직 제가 여행할 줄 모르는 탓일까요? ;;
그래서..
하루를 통째로 투자했음에도 여행 경비도 하루 단위로는 가장 많이 투자했음에도 사진도 가장 적고 감동도 가장 적었습니다.
오히려 이 날 찍었던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..
닛코로 가기 위해 새벽녘에 호텔을 나서 찍었던 여명의 신오쿠보역입니다.
도부 아사쿠사역에서 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도부닛코역입니다.
날씨는 정말 좋았습니다.
닛코 여행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신쿄입니다.
저 다리 한 번 건너보는 것만으로도 300엔..-_-
물론 전 걷진 않았습니다만..
사실 이 번 닛코행이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일본의 산사라든가 신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.
역사적 지식이나 배경 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역시 도시적인 풍경이 더 와닿을 수 밖에 없는 걸까요..
그나마 맑은 하늘과 날씨로 위안을 삼아 봅니다.
첫 번째 산사를 나와 짧지 않은 산책로를 걸어 도착한..
또 하나의 산사..
초등학생들 시끄러운 건 만국 공통인가 봅니다.
목소리들이 어찌나 큰지..;
게곤폭포와 추젠지..닛코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입니다.
사실 제가 엄청난 고소공포증 환자인데..그래도 혹시나 안보고 가면 후회하지 않을까 싶어서..
3분 내내 눈 꼭 감고 타고 갔다 왔습니다.
케이블카에서 내려서면 보이는 게곤폭포와 추젠지 호수
굉장히 멀리에 있어서 이 때만해도 얼마나 웅장할 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.
호수는 생각보다 많이 크더군요..
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타고 게곤폭포가 있는 곳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.
약간의 장노출을 위해 ND필터를 사용했더니 폭포의 물줄기가 좀 더 동적으로 보이긴 합니다. ^^
추젠지 호수 입니다.
도쿄로 가기 위해 내려 가는 길..
사실 정말 저 토 할뻔 했는데요.. 오르막과 내리막 합해서 이런 급커브를 한 60번은 타야합니다.
스릴 느끼고 싶은 분들은 한 번 타보시는 것도..^^
번외 -
이 날 다른 관광객들 사진은 한 10여 장은 찍어준 것 같다.
그런데 한결 같이 가장 먼저 물어볼 때 하는 말..
"일본인이시죠?" 일본인이냐고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확신하는 걸 확인하는 말투..-_-
단 한번도 일본인 처럼 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, 너무 많이 들었더니
이제 스스로도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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